고소 연락 받은 날, 피고소인이 가장 먼저 멈춰야 할 행동과 해야 할 일 [김연순의 법률실무노트]

경찰 연락 뒤 며칠이 사건 방향을 가른다

직접 연락·삭제·무대응 조사의 위험

경찰 기록 비중 커진 수사 구조

경찰 연락 뒤 며칠이 사건 방향을 가른다

 

경찰에서 고소장 접수 사실을 알리는 연락이 왔을 때, 피고소인 대부분은 즉각적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려 한다.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하거나, 불리해 보이는 메시지를 삭제하거나, 조사 일정을 잡고 아무 준비 없이 경찰서로 향한다.

 

이 세 가지 행동이 오히려 사건을 불리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Criminal Procedure Act)은 검사의 직접수사와 직접 보완수사를 원칙적으로 축소했다.

 

그 결과 경찰 단계에서 형성된 기록이 기소 여부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동하는 구조가 됐다. 연락을 받은 직후 며칠 사이에 피고소인이 보낸 문자, 삭제한 대화 이력, 준비 없이 조서에 담긴 진술은 이 기록의 일부가 된다.

 

고소는 수사의 시작이지 유죄의 확정이 아니지만, 초기 대응의 질이 절차 전체의 방향을 결정한다. 피고소인이 고소 연락 직후 취해야 할 원칙은 세 가지다.

 

고소인에게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 관련 자료를 원본 상태로 보존하는 것, 혐의 내용을 파악하기 전 단독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첫 번째 원칙: 직접 접촉을 중단한다

 

고소인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은 억울함을 해소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이 접촉을 사실 관계가 아닌 행태(行態)의 맥락에서 평가한다. 하루에 수차례 메시지를 보내거나 고소 취소를 반복적으로 요청하면, 피고소인 입장에서는 해명이지만 수사 기록에는 피해자 압박 또는 회유 시도로 등재될 여지가 생긴다.

 

위험은 사건 유형에 따라 커진다. 성범죄, 스토킹, 직장 내 괴롭힘, 금전 분쟁이 얽힌 사건에서 피고소인이 고소인에게 직접 연락하면 접촉 사실 자체가 별도의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접촉금지 조건이 붙은 상황이라면 형사 위험은 더 직접적이다.

 

합의가 필요한 사건이라도 당사자 간 직접 대화는 피하는 편이 낫다. 감정적 대화 과정에서 나온 사과 표현이 혐의 사실 인정으로 해석될 수 있고, 대화의 일부만 발췌된 채 수사기관에 제출될 가능성도 있다. 변호인을 창구로 활용하면 발언의 범위와 시점을 조율할 수 있고, 합의 의사와 혐의 인정 여부를 분리하는 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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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고소인을 외면하라는 뜻이 아니라, 형사절차 안에서 안전한 경로를 통해 소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원칙: 자료를 손대지 않고 모은다

 

피고소인에게 유리한 증거는 대개 사건 당일을 전후한 행적과 맥락에서 나온다. 메신저와 문자는 특정 화면만 캡처하기보다 대화 전체의 흐름을 보존해야 한다. 한 문장만 떼어낸 화면은 의미를 왜곡할 수 있지만 전체 맥락은 오해를 줄인다.

 

카드 사용 내역, 교통카드 이용 기록, 통화 이력,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사진 메타데이터, 함께 있던 사람의 연락처도 한데 모아둘 필요가 있다.

 

직접 연락·삭제·무대응 조사의 위험

 

'휴대전화 내용을 삭제하면 증거인멸죄'라는 말이 흔하게 돌지만, 이는 정확한 설명이 아니다. 형법(Criminal Act) 제155조의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없앤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자기 사건의 자료를 스스로 삭제했다는 사정만으로 같은 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렇다고 삭제가 문제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삭제 사실이 드러나면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증거 인멸 우려를 보여주는 사정으로 활용될 수 있다.

 

더 직접적인 손실은 피고소인 본인에게 유리한 맥락까지 함께 사라진다는 점이다. 주변인에게 대신 삭제해 달라고 부탁하면 법적 위험은 차원이 달라진다.

 

대법원 판례의 취지상 실제로 삭제한 사람에게 증거인멸죄 책임이 생기고, 부탁한 사람에게는 교사범 책임이 적용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 영상 증거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상가, 아파트, 버스, 주차장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은 보관 주기가 짧아 며칠 또는 수 주 만에 덮어써진다.

 

개인정보 보호법(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제35조는 정보주체에게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을 청구할 권리를 부여한다. 자신이 찍힌 영상이라면 관리 주체에게 열람 요청이 가능하다. 영상 소멸 위험이 크다면 형사소송법 제184조의 증거보전 청구, 즉 법원에 증거를 미리 확보해 달라고 신청하는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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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용 여부는 사건의 필요성, 증거 소멸 가능성, 사건과의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이 판단한다. 세 번째 원칙: 혐의와 기록 구조를 먼저 파악한다

 

'떳떳하면 그대로 말하면 된다'는 생각은 직관적으로 옳아 보이지만, 조사실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수사기관의 질문은 시간, 장소, 대화 내용, 돈의 흐름 등 세부 항목 단위로 쪼개진다.

 

긴장한 상태에서 기억의 공백을 추측으로 채우면 그 추측이 조서에 고정되고, 이후 확보한 자료와 맞지 않는 부분을 해명하는 데 훨씬 큰 비용이 든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을 명시한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침묵하는 것이 곧 유죄 인정이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법 제243조의2는 변호인의 조사 참여권을 규정한다. 변호인이 조사 자리에 동석하면 질문의 범위와 답변의 방향을 함께 조율할 수 있다.

 

고소장의 혐의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는 일도 초기 대응의 핵심이다. 피의자나 변호인은 수사준칙 제69조와 경찰수사규칙 제87조에 근거해 고소장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단, 고소장 전체가 항상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 혐의와 직접 관련된 부분을 중심으로 공개하고, 고소인의 개인정보나 첨부 증거 일부는 가린다. 그래도 혐의의 큰 줄기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조사 준비 방식이 달라진다. 날짜를 먼저 맞출지, 금전 거래 내역을 정리할지, 통화 전후 대화 맥락을 복원할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만든 절차의 변화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수사 구조를 실질적으로 재편했다. 공소청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조정됐고, 기본 보완수사 기간은 1개월이다.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시행일부터 최장 90일 동안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예외가 인정된다. 일반 사건에서 경찰 단계 기록이 갖는 비중은 이전보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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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기록 비중 커진 수사 구조

 

수사 일정도 법정 기간으로 움직인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238조는 경찰이 고소·고발을 접수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이 조항은 시행일 이후 접수된 사건에 적용되며, 3개월이 지났다고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는다.

 

경찰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6개월 범위에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검사는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기록을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숫자들은 피고소인에게도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자료 보관 기간, 진술 준비 시간, 변호인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달력의 기준점이 된다. 불송치 통지를 받은 뒤에도 절차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집한 자료는 당분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교법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초기 진술권 보장은 형사절차 방어권의 핵심으로 오래전부터 인정돼 왔다.

 

미국의 미란다 원칙(Miranda warning)은 체포·신문 과정에서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반드시 고지하도록 발전한 사례다. 유럽인권협약(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 제6조 역시 공정한 재판과 방어권 보장의 국제적 기준으로 기능해 왔다. 한국의 이번 제도 변화는 같은 원칙을 한국식 수사 구조 안에서 재배치하는 과정에 가깝다.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로 사건을 재구성할 여지가 줄어든 만큼, 경찰 단계에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 피의자는 뒤늦게 절차를 복구하기 더 어렵다. 반론과 현실적 제약 초기에 상대방과 직접 만나 오해를 풀면 사건이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변호인 선임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준비를 강조하는 것이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부 사건에서 당사자 대화가 갈등을 줄인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형사절차로 진입한 뒤의 대화는 사적 화해와 다른 맥락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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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이 이미 수사기관에 처벌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는 접촉의 빈도, 표현 방식, 시간대까지 평가 대상이 된다. 비용 문제가 있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형사사건 지원 요건을 먼저 확인하거나, 최소한 첫 조사 전 상담을 받는 방식이 위험을 줄인다. 아무 준비 없이 조사에 임하는 선택은 단기적으로 비용을 아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못 작성된 조서를 나중에 바로잡는 데 훨씬 큰 부담이 따른다.

 

결론: 무대응이 아닌 통제된 대응 고소 연락을 받은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는 침묵이나 방관이 아니라 범위를 통제한 대응이다.

 

고소인과의 직접 접촉은 멈추되 합의 가능성은 법적 통로로 열어두고, 자료는 삭제하지 않되 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을 함부로 꺼내지 않으며, 조사에는 출석하되 질문의 범위와 답변의 근거를 미리 정리해야 한다. 고소는 결론이 아니지만 첫 대응은 사건의 결론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형사절차가 경찰 기록 중심으로 재편된 지금, 피고소인의 권리는 알고 행사할 때만 실제 방어권으로 작동한다.

 

FAQ

 

Q. 경찰 연락을 받으면 조사 일정을 바로 잡아야 하나

 

A. 조사 일정을 무조건 미루거나 즉시 확정하는 방식 모두 위험하다. 먼저 어떤 혐의로 고소됐는지, 고소장 열람·복사가 가능한지, 준비할 자료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수사준칙 제69조와 경찰수사규칙 제87조에 따라 고소장 열람을 신청한 뒤 혐의 내용을 파악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순서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일정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나, 연락을 반복적으로 회피하거나 장기간 응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불성실한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통화 내용과 문자 안내는 반드시 보관하고, 일정 조정 사유는 간결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안전하다.

 

Q. 고소인이 합의를 원한다고 연락하면 직접 만나도 되나

 

A. 합의 의사가 있더라도 직접 만남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대화 과정에서 나온 사과, 금전 제안, 고소 취소 요청이 나중에 혐의 인정 또는 회유 시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이나 공식 통로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면 감정적 표현을 줄이고 합의 조건을 문서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접촉금지 명령이 내려진 사안, 스토킹 관련 사건, 성범죄 사건에서 직접 연락은 별도의 형사 위험을 만들 수 있다. 합의 협의 자체는 법적 통로로 진행하면서 그 사실을 수사기관에도 알리는 방식이 절차적으로 안전하다.

 

Q. 혐의없음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무고 고소가 가능한가

 

A. 혐의없음 결정만으로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가 자동 성립하지는 않는다. 무고죄는 고소인이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이 별도로 증명돼야 한다. 단순히 사실 기억이 다르거나 법적 평가가 달랐다는 사정만으로는 무고죄 성립에 부족할 수 있다. 무고 고소를 검토할 때는 기존 사건의 고소장 내용, 객관 자료, 상대방 진술의 불일치 항목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 불필요한 맞고소가 오히려 수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으므로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본 자료의 법령 조문과 절차 설명을 바탕으로 2026년 11월 5일 기준 형사절차 변화의 의미를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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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법률 자문, 소송 전략, 수사 대응 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같은 고소 사건이라도 혐의, 증거, 수사 단계, 피의자의 지위, 고소인의 의사에 따라 법적 효과가 달라진다. 법률·규제와 관련된 판단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고,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대법원 판례, 경찰·검찰의 최신 지침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기사에 언급한 형사소송법, 형법, 개인정보 보호법 해석과 절차 효과는 작성 시점 기준의 일반 설명이다. 관련 법률, 수사준칙, 경찰수사규칙, 판례와 유권해석은 개정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 실제 사건에서는 공식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확인한 뒤 행동해야 한다.

 

[칼럼정보제공]
법무법인 미성 장영근 대표변호사 사무실
김연순 국장
문의 : 010-6286-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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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1.05 07:47 수정 2026.11.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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